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 섹스를 몇 번이나 할까? 사람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문화마다 그 수는 다르겠지만, 한 통계에 따르면 인간은 일생 동안 평균 5명의 상대와 2580번의 섹스를 나눈다고 한다. 전희를 포함해서 한 번 섹스를 할 때마다 걸리는 시간을 30분만 잡아도 그 시간을 다 합치면 무려 1290시간. 우리가 인생에서 섹스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미국의 한 웹사이트가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섹스를 나눈 상대 5명 중에서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은 겨우 2명뿐이라고 한다. 3명은 단순한 성적 이끌림으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성관계를 나누게 됐다는 얘기다. 서양인의 설문조사를 근거로 얻은 통계 수치이니 너무 불편해하지는 마시라. 이 통계는 인간관계에서 섹스가 얼마나 복잡한 골칫거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준다.

△ 무도회장이나 나이트클럽에는 하룻밤의 정사를 꿈꾸는 남성들이 득실거린다. 하지만 무도회장을 찾는 여자의 마음은 이와 크게 다르다. ‘찰나적 성관계’를 꿈꾸며 그곳을 찾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사진/ 한겨레 박미향 기자) |
여자는 NO, 남자는 YES
미국의 심리학자 클라크와 햇필드는 1989년 미국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점잖지 않은 설문조사를 해 심리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그들이 대학생들에게 던진 질문은 명료했다. 만약 매력적인 이성이 당신에게 다가와서 이렇게 얘기한다고 가정하자. “안녕하세요? 그동안 당신을 쭉 지켜보고 있었는데, 당신은 정말 매력적이세요. 오늘 밤 함께 잘 수 있을까요?” 당신이라면 이때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들의 설문 결과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실험에 참가한 144명의 남녀 대학생들 중에서 여학생들은 모두 단호하게 성관계 제의를 거절한 데 반해, 남학생들은 75%가 ‘좋다’라고 대답했다. 여성들은 이 난데없는 제의에 불쾌해하거나 모욕당한 기분을 느꼈으며, 남성들은 모두 이 매력적인 제의에 들떠 있었다.
2005년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의 피셔 교수와 그 동료들도 비슷한 실험을 했는데, 결과는 비슷했다. 그들은 이 논문에서 여학생들 100%가 이 제안을 거절한 것은 아니고 그중 6.1%는 성관계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대답했다며, ‘누가 어떤 상황에서 물어보느냐에 따라 여성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이 논문에서 하고 있다.
하여튼 이 실험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남자는 낯선 사람과의 하룻밤 정사에 대해 여성보다 훨씬 호의적이라는 것이다. 무도회장이나 클럽에 가면 하룻밤의 정사를 꿈꾸는 수많은 남성들이 득실거린다. 그들은 밤새 매력적인 여성들에게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고, 이리저리 찝쩍대고, 부킹과 술 공세로 유혹하려 하지만 하룻밤 정사의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남자들이 다음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며 꿀꿀해하는 데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무도회장을 찾는 남녀의 마음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찰나적 성관계’를 꿈꾸며 무도회장을 찾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무도회장에는 대학 캠퍼스보다는 상대적으로 하룻밤의 정사에 호의적인 여성이 있을 확률이 더 높고, 설문조사와는 달리 그들은 1~2시간 정도 서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으며, 술과 노래, 춤이라는 흥을 돋우는 환경도 조성돼 있으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커지겠지만, ‘여성은 기본적으로 찰나적 성관계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남성들은 잘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