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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슴에 대한 고찰....3
크사

“우주에서 눈앞의 사람이 ‘그 짓’을 제일로 잘한다고 믿으면 됩니다.”

 

위는 블로그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하던 항상 오르가슴을 느끼는 팁은 없냐는 어떤 분의 쪽지를 받고 답장을 한 내용이다. 혼자 ‘진짜’ 오르가슴이란 무얼까 오랜 실험과 고민 끝에 나온 답이다. 오르가슴은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할 숙제로, 반드시 클리어해야 할 목표로 생각하니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정을 추구하는 재미가 있어야 원하는 결과도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을...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주 잊는다.

결국, 태도의 문제다. 또 과정을 즐기는 것만큼이나 ‘그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남자들이 여자들의 오르가슴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오르가슴이 오려는데 박자를 바꾸는 것이다. 오르가슴에 올라가기 직전에는 이미 모든 것이 적절한 상태다. 남자의 성기 크기도, 힘도, 스피드도 오르가슴 곡선에 맞아 떨어지니까 조금만 더 그 상태를 유지하면 정상에 도달한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여자친구가 정상에 오르려는 기미가 보이면 좀 더 늦추고 싶은 마음이 남자에게 스멀스멀 올라오나 보다. 나 역시 이 섹스 시간의 노예가 된 남자들 때문에 가파르게 오르던 오르가슴 곡선이 어이없이 꺾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한동안 섹스를 하면서도 클리토리스를 통한 자위를 그리워(?)한 적도 있다. 어차피 자위가 오르가슴에 오르는 데 더 빠르고, 확실히 오르가슴에 오르는데 무엇 때문에 힘들게 허리가 뻐근하도록 피스톤 운동을 견뎌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파트너와의 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에 오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이다. 서로의 호흡을 맞춰야 하니까. 그렇지만 혼자 오르가슴에 오르면 골반 아래만 묵직하나 두 사람의 침실 파장이 맞으면 가슴이 뻐근해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어떤 여성들은 판타지만으로도 오르가슴에 오른다고 한다. 사실 정신을 빠지게 할 정도로 좋은 키스만으로도 여성은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오르가슴은 너무도 개인적이고 특수해서, 뭐라고 딱 한 마디로 단정하기 어렵다. 당신이 느끼는 게 오르가슴이라면, 오르가슴이 맞다. 그러니 채털리 부인의 ‘소용돌이’ 같은, 남의 표현을 떠올리며 이 느낌이 맞을까 아닐까 따질 필요는 없다.

 

캐나다에서 남자에게 차이고 매일 죽상으로 어학원 수업을 들었을 때다. 어느 날, 작문 담당인 선생이 내게 다가와 ‘무슨 일이 있냐? 얼굴이 왜 그래?’라고 물어보기에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선생이 쿨하게 “There‘s lots of good fish in the sea."라고 말하며 위로해주었다. 나는 속으로 작문 선생은 위로의 말도 문학 같네, 라고 멋도 모르고 감탄했다. 그 말 한마디에 뿅 가서 나중에 작문 선생이랑 사귀었는데, 알고 보니 선생의 오리지널이 아닌 채털리 부인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었다. 이래서 좋은 소설은 원서로 다시 읽어봐야 하나 보다.

 

“There's lots of good fish in the sea. 들어본 적 있어?”

남자를 배웅하다 말고 문득 생각이 나서 질문을 던졌다.

 

“응. 채털리 부인에 나오는 말이잖아.”

“헉.”

 

사이언스 잡지만 읽는 줄 알았더니, 배신자?! 갑자기 이 남자가 백만 년은 떨어진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너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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