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섹스 의자’를 설정해놨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앉을 때마다 다짜고짜 섹스를 하진 않는다. 내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의 무릎 위에 살포시 앉아 엉덩이를 비빈다. 나름의 전희다. 우리, 한 번 할까? 하는 몸의 신호다. 대학 때, 여분의 의자가 있는데도 굳이 여자 친구를 자기 무릎에 앉히려는 남자 선배를 보면서, ‘아, 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 기억이 난다. 겨울이라 여친의 체온이 그립다기에는 너무나 성적인 뉘앙스를 온몸으로 뿜어댔었지. 더 놀라운 건, 여친의 허리를 양팔로 꽉 감싸고, 무릎을 위아래로 덜덜 떨면서 가끔 ‘좋지? 어?’ 이렇게 여친의 반응을 체크하는 선배의 행동이었다. 타인의 ‘드라이 섹스’를 대낮에, 동아리방에서 보는 건 꽤 흥미진진한 경험이었다.
의자에서 사람이 직접 몸을 흔들며 진동을 주는 것도 좋지만 의자 자체의 움직임이 있으면 더없이 훌륭하다. 그래서 흔들의자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섹스를 재미있게 만든다. 원형 매트리스나 물침대도 꽤나 흥미로운 무대이나 앞뒤로 흔들리는 건 아니다. 남성은 흔들의자 위에 몸을 죽 펴고 앉는다. 여성은 남성과 마주 보고 앉는다. 이때, 여성은 발을 남성의 엉덩이 근처에 두고, 팔을 뒤로 빼서 남성의 다리를 잡아 안정성을 찾는다. 흔들의자에서 나누는 피스톤 운동의 묘미는 슬로 페이스다. 남성은 천천히 여성을 자극하며, 그녀가 젖어가는 걸 즐기고, 여성은 클리토리스와 질을 동시에 자극하는 자세라 기분 좋다. 그리고 의자 위라 유연성이 굉장히 요구된다. 흔들의자 위에서 움직이기 전에 미리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데우고, 풀어줄 것. 우리 집에도 흔들의자가 있으나 상판이 플라스틱 소재다. 성인 두 명의 무게를 의자가 견뎌낼지 의문이 들어 아직도 그냥 ‘의자’로만 남아 있다. 화끈한 섹스의 여파로 산산이 부서진 의자... 그런 그림도 나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아깝다. 섹스 때문이라고 해도 수명을 단축하기엔 꽤 귀여운 의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