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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관계의 모든 고비를 감당해낼 수는 없다
크사

COUPLE 4 섹스가 관계의 모든 고비를 감당해낼 수는 없다

그녀와 나는 처음부터 달랐다. 
그녀의 자유분방한 매력에 끌렸던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만날수록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런 우리 사이에 유일하게 잘 맞았던 것이 바로 섹스였다. 만나면 당연스레 섹스를 했고, 싸워도 섹스로 풀었으며 딱히 할 일이 없으면 섹스를 하는 식이었는데, 습관이라기보다는 그녀와의 섹스가 정말 좋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한 번 싸우면 곧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싸웠고 3년 동안 두어 번 헤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꼭 둘 중 하나가 연락해 다시 만나곤 했는데, 아무래도 ‘몸정’ 때문이지 않았을까. 섹스를 할 때만큼은 진정으로 서로가 서로를 강렬히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섹스가 좋아도 그녀와의 결혼생활을 상상하면 피로가 몰려드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성질을 당해낼 재간도, 그녀의 자유분방한 스케줄과 사고방식에 맞출 자신도 없었다. 결국 우리는 결혼 얘기가 오가던 차에 또 싸우고 헤어졌다. 강영효(가명·36세·회사원) 

나는 기본적으로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그는 재미없는 남자의 전형이었다. 왜, 결혼하면 주말에 소파에 드러누워 TV 리모컨만 누를 것 같은 그런 남자 말이다. 그래도 섹스만은 기가 막히게 궁합이 좋았다. 얘기를 하면 늘 한쪽이 짜증을 내며 대화가 끝나곤 했는데, 섹스만큼은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사랑했던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잘 맞고 즐거웠다. 어쩌면 그토록 안 맞는 우리가 3년 넘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다 섹스 덕분이었는지도 모른다. 싸우고 난 후에도 말보다는 섹스로 푸는 게 효과적일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기본적으로 서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에 섹스 이외의 모든 상황에서 부딪히고 불만족스러워도 얼마든지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로 여겼다. 아무래도 나는 섹스할 때의 열정을 ‘사랑의 엑기스’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몸정’인 것 같다 결론 짓고 헤어졌다. 굿바이 섹스를 끝으로. 나미애(가명·33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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