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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되려는 시점을 느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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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되려는 시점을 느꼈을 때


“평소에 따로 만나거나 식사를 한 적이 없는 선배였어요.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의 오빠였는데 둘이 함께 저녁을 먹은 후 테이블에 목도리를 놓은 채 나갔더라구요. 그걸 뒤에서 챙겨서 전해주니까 ‘내가 이런 실수를 한적이 없는데 웬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이 사람이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느꼈죠.”(김현정,26세,비서)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일 때 우선 의심할 수밖에 없다.어느 정도 그도 승부수를 띄운 한마디였을 것이고, 웬만한 여자라면 눈치를 채겠지만 정확지는 않다. 소극적인 남자들은 이 정도의 표현으로도 대시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에 더 후배처럼, 더 절친하고 더 발랄하게 굴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는 거절당한 것을 알고 당황하는 듯하더니 혼자서 정리했다고 한다. 

미묘한 신호가 둘 사이에 몇 번 오가면서 자연스레 그녀도, 그도 정확한 위치를 찾은 것이다. 
“뜬금없이 ‘남자친구는 잘 있어?’라고 묻는 거예요. 제 남자친구를 아는 사람도 아닌데. 
‘왜 남자친구가 같이 안 있어줘?’라고 이어서 묻기도 하고. 이런건 골키퍼가 잘 있냐? 혹시 선수 교체할 생각 없냐는 질문이죠. 
그럴 땐 괜히 이상한 사이가 될 것 같아 우선 그 상황은 넘어가고 이후에 만날 기회를 줄였어요.”(이효신,24세,대학생) 
이 남자는 조금 더 용기를 냈다. 아마 그녀가 ‘헤어졌어 ’라는 대답을 했다면 무언가 다른 행동으로 가는 화살표가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대답이 원했던 방향과 반대로 가니 ‘그런데 왜 같이 안 있어줘?’ 라는 다소 꾀죄죄한 질문이 이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만약 당신이 싱글일 때 이런 멘트를 들었다면 이때부터 둘 사이에는 가속이 붙는다. 
물론 둘 다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갑자기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날이었는데 우산이 없는 저에게 그가 함께 우산을 쓰자고 했어요. 함께 우산을 쓰면 어쩔 수 없이 서로 닿게 되잖아요. 자연히 그의 어깨쯤에 제 시선이 머물게 되고. 함께 우산을 쓰고 주차장까지 가는 그 몇 분이 어찌나 길던지.1시간은 되는 것처럼 느껴졌죠.”(한주연,28세,교사) 

우산을 같이 쓰는 것만큼 관계에 불을 지피는 기회가 또 있을까 좁은 공간이 연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영화 ‘첨밀밀 ’에서 장만옥과 여명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좁은 다락방 같은 곳에서 비를 피하다가 처음으로 키스를 나누던 장면. 일본에는 어린아이들의 장난 가운데 우산을 그리고 그 밑에 둘의 이름이나 얼굴을 그린 다음 ‘아이아이가사 ’(愛+合傘,우산을 함께 쓴다는 뜻)라고 놀려대는 행동이 있다. ‘누구랑 누구는 사귄대요’라는 뜻이다. 
우산을 함께 쓰자는 그의 제의를 받았다면 이미 시점은 무르익었다고 보아도 좋다. 

“명동에서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랑 길을 가다 인터뷰를 당한 적이 있었어요. 리포터가 이것저것 묻다가 ‘두 분이 어떤 사이세요?’라고 물었는데 둘이 같이 ‘친구요 ’라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그 뒷맛이 왠지 이상한 거예요. 그런 질문은 연인 사이임을 가정하고 물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잖아요? 그래서 우리 둘을 생각해보니 단순한 친구의 감정만은 아니라는 판단이 섰어요.”(정이성,26세,대학원생) 

때로 친구와 연인의 경계는 외부에서 찾아진다. 둘 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깨닫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의 경우는 이미 드라마에서 많이 보지 않았던가. 영화 ‘리얼리티 바이츠’에서 에단 호크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거부하는 위노나 라이더에게 “관계란 발전하게 마련이야 ”라는 말을 한다. 
대체로 이런 경우에 여자는 해피 엔딩보다는 이전만도 못한 사이가 될 것을 염려해 변화를 거부하고 남자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일 것을 주문한다. 
물론,이때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 친구와 제가 동시에 알고 있는 친구가 저를 불러서 걔가 너를 다르게 받아 들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전하는 거예요.난처했죠.정말 그런 거라면 저한테 직접 말할 것이지 왜 다른 사람에게서 듣게 하는 거예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우리는 자연스럽던 전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걸렸죠.”(최현석,28세,은행원) 
친구와 연인의 관계 정립은 스스로가 해야 한다. 
안 그래도 미묘한 감정의 응어리가 많은데 여기에 제3자까지 낀다면 일이 복잡해질 수 있다.기억하자.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아무리 갈등이 심하다 하더라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것을. 
물론 남자 자체의 속성에는 사귀는 여자를 친구이기 이전에 먼저 여자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절은 ‘친구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보다 ‘나는 네가 여자로서는 별로야’가 솔직한 의미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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