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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연인의 관계
크사

내게는 친구도 아닌 그렇다고 애인도 아닌 어정쩡하게 만나는 두 명의 남자친구(?)가 있다. 
한 명은 예전에 헤어졌다가 감정이 흐려진 상태에서 다시 만난 과거의 애인이고, 다른 한 명은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호감을 표시해 예스라고 말할 수 없었던 친구다. 나는 가끔씩 이들을 만나곤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요즘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냐 ’고 물어본다. ‘무슨 여자친구?’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한편으로 마음을 놓으면서 한마디를 던진다.“내가 예쁜애 소개시켜 줄게.” 

물론 나는 아직까지 한번도 그들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준 적이 없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순도 100%의 친구라면 명쾌할 문제인데 그러지 못한다. 
물론 헷갈리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오늘 이러이러한 화나는 일이 있었는데 이해할 수 있어?’라는 나의 전화를 새벽 1시에 받는 그들이 과연 친구와 연인 중 어느 자리에 나를 포지셔닝시킬까. 
그러나 나는 그들 중 어느 누구와도 사귀지 않을 거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다. 더이상 그들과 연애를 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나는 애매하게 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결정의 시점이 지났기 때문이다. 
흔하게 화제가 되는 친구와 애인 사이의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친구에서 서서히 떠올라 살짝 달뜬 후 애인으로 넘어갈락 말락 하는 정점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만남은 늘 뜨뜻미지근할 수밖에 없다.그래서 이 시점을 감지하는 사람만이 친구와 연인을 판단하는 경계를 찾을 수 있다. 
‘이게 혹시 마음이 있는 행동 아닐까?’‘그말뜻은뭐였지?’하며 백날 방 안에서 고민해봤자 시점을 놓친 사람에게 기회는 더이상 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의, 혹은 그녀의 감정선이 서서히 무르익어 바람을 타는 순간을 잡아 행동의 결단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연애의 지름길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 시점을 조금이라도 지나서 판단을 내리면 그때는 이미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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