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끼리도 묻기 곤란하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 “성생활에 만족하십니까?”이다.  이 때문에 질문은 못 하고, 다른 부부의 성생활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꽤 있다. 지난 연말(12월 15일~ 29일) 행복한성문화센터(소장 배정원)가 기혼 여성 포털사이트 ‘아줌마닷컴’ 과 함께 그 질문을 대신 던졌다. 40세 이상 중년 여성 224명에게. 
 

성생활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 것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뜻밖에도 ‘전희(성관계 전의 애무)’가 가장 많았다. 40.2%. 남성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성관계 (지속) 시간’을 꼽은 여성은 16.1%밖에 안 되었다. 

이는 여성들이 성관계 시 시간보다는, 정서적 교감과 육체적 교감을 고양시켜주는 애무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뜻한다. 

40세 이상 여성들이어인지, 성관계 횟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57%의 여성이‘일주일에 1회’(31.7%) 혹은 ‘한 달에 2~3회’(25.4%) 성관계를 갖는다고 답했다. ‘한 달에 1회’또는 ‘비정기적으로 가끔’이라고 응답한 여성도 적지 않아서 각각 19.2%나 되었다. 요즘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섹스 리스’(1년 동안 성관계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도 7.6%나 되었다. 

남편들은 겸연쩍어할지 모르지만, 좀 더 내밀한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배우자의 발기부전과 발기 강직도에 관한 질문. 40세 이상 여성들이어서인지, 가장 많은 응답자(59%)가 남편의 발기 강직도를 3단계(발기 강직도는 아래 자료 참조)로 느끼고 있었다. 발기부전으로 봐도 무방할 듯싶은 1~2단계쯤으로 느끼는 여성도 18.3%나 되었다(‘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15.2%였다). 

남편이 발기부전 증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질문에는 “보양식을 챙겨주거나 민간요법 등을 적용한다”라는 응답이 전체 여성의 39.3%로 가장 많았다. 반면, 병원에서 약물 치료 등을 받도록 돕겠다는 답한 여성들은 35.7%였다. 부부 간에 성 문제가 생겼을 때 의사나 전문가와 상의하는 경우도 적어서, 100명 중 15명쯤만 적극 대처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그동안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생활 조사는 많았지만, 중년 여성들을 한 조사는 거의 없었다”라면서, 이번 조사에 큰 의미를 부여 했다. 덧붙여 배 소장은 의외의 결과가 나와 “꽤 놀랐다”라고도 말했다. 가장 놀란 사실은 시대가 변하고, 성에 관한 정보가 넘쳐도 전희를 즐기는 남성이 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도 많은 남성이 발기·삽입·사정에 큰 의미를 두고 성생활을 하는 듯해 안타깝다”라고 배 소장은 말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대접받는 성교’를 원하는 남편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이다. 배 소장은 그 원인을 줄지 않는 매춘에서 찾았다. 전희를 통해 아내의 감성이나 애정을 고양시키지 않고, 매춘 여성에게 하듯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고 시키는 남성이 적지 않다는 말이다. “남녀의 몸과 감정이 다르다는 점을 늘 인식하고 성생활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아내도 행복하고 가정도 행복하다”라고 배 소장은 말했다. 농담이 아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중년 여성 10명 중 7명이 “성생활이 인생 만족도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응답한 것이다. 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전혀 중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여성은 8%에 불과했다. 


*발기 강직도 지수(EHS:Erection Hardness Score)는 음경의 강직도를 가늠하는 수치로 아래처럼 1~4단계가 있다. 2007년 유럽 비뇨기과학회 연례회의에서 제시했으며 이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아래)1단계:음경이 커지나 강직하지 않음, 2단계:음경이 강직해지나 삽입할 만큼 충분하지 않음, 3단계:음경이 삽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강직해지나 완전히 강직하지 않음, 4단계:음경이 완전히 강직하고 견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