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는 계획을 깨버리는 여자
그날의 계획은 단순했다.
가볍게, 적당히, 무난하게.
“오늘은 그냥 편하게 놀다 가자.”
스스로 위안하며 들어갔다.
근데…
문이 열리고 쥴리가 나타나는 순간, 계획은 의미가 없어졌다.
쥴리의 스타일은 시끄럽지 않다.
크게 웃거나, 과하게 흥을 올리지도 않는다.
근데 그 조용함이 더 위험하다.
“오빠, 여기 앉아요.”
단 한 문장.
근데 그 말투, 속도, 눈빛.
그냥 따라가게 되어 있다.
거부할 수 있는 여유조차 안 준다.
쇼파에 앉자마자
허벅지 옆에 손을 얹는 그 자연스러운 흐름.
속도는 느린데,
이상하게 숨이 빨라진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고,
머리는 뒤늦게 따라온다.
“긴장하지 말고 그대로요.”
그러면서 다가와
몸을 살짝 기대고
가볍게 귓가를 스칠 때—
그 순간 생각이 사라졌다.
이게 무섭다.
강하게 오는 게 아니라
조용히, 천천히
내 계획을 녹여버린다.
본게임 들어가면 느낌이 확 온다.
쥴리는 힘으로 누르지 않는다.
속도, 호흡, 거리 조절.
그녀는 감정선과 리듬으로 상대를 잠식한다.
앉혔다, 밀었다, 다시 당긴다.
리드가 부드럽다.
이상한데…
버티질 못한다.
내가 주도해야 하는 타이밍에도
몸이 알아서 순응한다.
그게 쥴리의 무서운 점이다.
계획? 의미 없다.
애초에 쥴리 앞에서는
계획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다.
1시간이 지나고,
마지막에 귓가로 “잘했어요”라고 속삭이는데
그 말 한마디가
처음 계획했던 모든 걸 비웃는 느낌이었다.
결론.
- 쥴리는 소리 없이 장악하는 타입 
- 과하지 않은데 더 강하고 더 무섭다 
- 감정 + 테크닉 + 리듬으로 상대를 무력화 
조용히 들어와서 모든 걸 가져가는 여자.
그리고 무서운 건…
그걸 알면서도 또 가게 된다는 거다.
